[가요]日대중문화의 경쟁력-'팬 지상주의'
기사입력 1999년 03월 23일 15시 31분
`해답은 팬 지상주의!'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팬들에겐 이색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자본이 빈약한 한국 제작자에겐 타격으로 받아들여질만 하다.
일본 대중문화의 최고 경쟁력은 무엇일까?
현재 일본 테크노 팝의 대명사로 불리는 티엠 레볼루션(T.M.Revolution). 지난 25∼26일 열린 이들의 첫 도쿄돔 콘서트는 이틀연속 매진을 이루었다. 그라운드 안까지 마련된 7만여석의 좌석은 그야말로 바늘 세울곳 조차 찾아볼수 없었다.
두시간여 동안 앉은 사람이 없을 뿐더러, 노래에 맞춰 색색의 전등을 흔들며 열광하는 젊은 여성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은 장관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주최측의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싱어 니시카와 다카노리는 100m가 훨씬 넘는 스테이지 끝과 끝을 간주중에 전력질주하며 20여곡을 라이브로 해대는 놀라운 체력을 과시했다. 엄청난 규모의 철제 스테이지는 노래가 시작될때마다 마술을 연출했다.
예정된 앙코르 곡이 끝나자 불꽃놀이가 시작됐고, 싱어는 피아노에 맞춰 또 한곡을 부른 뒤 팬들과 헤어지는게 아쉽다며 눈물을 펑펑 쏟는다.
애니메이션 서너컷에 색칠이 덜됐다며 입장권의 3∼4배가 넘는 완성 비디오를 선물하기로 약속하고, 3D 아이맥스 영화관에 통역용 헤드폰 겸 안경을 비치하는 게 일본이다.
언제 어디에서건 아이디어가 있다. 눈 나쁜 사람들을 위해 손톱깎기에 돋보기를 달고, 비오는 날엔 바람넣은 비닐봉지를 입구에 마련해 손에 비를 묻히지 않고 우산을 접을수 있도록 배려한다.
넘치는 아이디어와 철저한 고객 우선주의. 일본 대중문화의 경쟁력은 자본뿐만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