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삼성 2연승 안겨준 까치와 자동차
기사입력 1999년 03월 23일 14시 23분
`하늘의 계시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우연 치고는 신기하고.'
수원 삼성의 코칭스태프가 비밀 한가지를 털어놨다.
대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기세좋게 2연승을 올리는 동안 그때마다 믿기지 않는 `길조'가 따라다녔다는 얘기.
지난 20일 오전 삼성 선수단 버스는 경기도 용인 수지체육관을 막 나서 1차전 장소인 부천으로 향하는 참이었다.
그때 정문옆 나뭇가지에 앉아 울고 있는 까치 한마리가 앞자리에 앉은 김동광 감독과 김현준 코치의 눈에 동시에 들어왔다.
행운의 상징인 까치의 배웅을 받으며 결전장으로 떠나는게 싫지 않았던 두사람.
잠시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옆차선에서 `1111' 번호판을 단 승용차를 같이 보고는 "혹시나" 했단다.
아니나 다를까, `1111'은 기분좋은 `1승'을 낳았다.
다음날인 21일 2차전을 위해 수원체육관으로 가는데 까치가 똑같은 자리에서 울어댄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 김코치는 중간쯤 왔을 무렵 무심코 창밖을 보다가 입이 떡 벌어졌다.
이번엔 `2222' 번호판.
깜짝 놀란 김코치가 "보셨어요?"하자 김감독은 "응, 나도 봤어"라고만 대꾸하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2222'가 `2승'을 불러왔을까.
삼성은 초반에 18점이나 뒤지다가 대역전승을 거뒀다.
거짓말같은 일을 그냥 우연으로 돌리는 김동광 감독과 김현준 코치지만 3차전이 열리는 24일 잠실로 가는 길에 `3333' 번호판이 눈에 띄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