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크] '주변상권과 고객성향 살펴야'
기사입력 1999년 03월 23일 14시 23분
필자의 친구 하나가 몇년전 수원의 꽤 좋은 지점에서 레코드점을 한 적이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도 편리한 곳이어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믿었는데 거꾸로 석달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왜일까.
입지와 업종의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점포 주변에는 생활필수용품과 주방용품 등을 취급하는 업소가 많아 주고객이 주부층이었다.
그런데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층이 주고객일 수 밖에 없는 레코드가게를 차렸으니 결과는 뻔한 것.
아무리 입지조건이 좋아도 업종선택을 잘못하면 실패한다는 교훈을 남긴 케이스라고 하겠다.
점포의 목을 잘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여건에 맞는 장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합병원 근처에 있는 과일가게나 캔음료 판매점 등이 좋은 예다.
병문안을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일이나 음료수를 사게 마련.
따라서 종합병원 근처에 이같은 점포를 차린 것은 고객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입지와 업종이 잘 어울리는 케이스로는 사람의 왕래가 많은 주거지입구와 학원가, 공단주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신흥 주택지에 위치한 반찬가게나 소형음식점이 대표적이다.
또 시장입구나 신혼부부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유아용품점과 화장품가게, 학생들의 통학로상에 있는 팬시문구점, 부유층과 중년층이 많이 사는 주거밀집지역의 건강식품점 등도 이에 해당한다.
입지와 업종이 잘 어울린다는 것은 주변의 수요층을 정확히 파악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품목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들 둘은 우연히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입지에 맞는 업종이 생겨나고 그 업종의 품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업종과 입지가 밀착되며 나아가 상권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을 잘 읽을 줄 아는 창업자가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이치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