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축구장에도 스피드건 등장
기사입력 1999년 03월 23일 13시 45분
`축구장에 웬 스피드건?'
축구경기에 처음으로 스피드건이 등장했다.
대통령배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효창운동장에는 23일 야구장에서나 볼수 있던 속도 측정기가 설치됐다.
`투수 스카우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피드건이 축구장에 출현한 이유는 16강전에 앞서 벌어지는 `캐넌 슈터' 선발을 위해서다.
협회는 이번 대회부터 모든 국내경기에서 최고 속도의 `미사일 슛'을 쏘는 슈터를 가려내 대회별 `캐넌 슈터'로 명명, 협회 기록부에 영원히 남기기로 했다.
이 스피드건은 협회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300만원을 주고 들여온 것.
스피드건의 도입에는 정몽준 축구협회장의 "축구 과학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권고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해 프로연맹이 올스타전에서 실시했던 `캐넌슈터 선발대회'가 관중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도 한 몫을 했다.
프로연맹은 98프로축구 올스타전 때 하프타임을 이용, 스타선수들의 슈팅 속도를 스피드건으로 측정하는 이벤트로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
하지만 당시 사용된 속도측정기가 인근 송파경찰서에서 빌려온 `자동차 과속 단속용'이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협회는 이번 스피드건 도입을 계기로 주요 선수의 체력테스트와 슛의 속도 등을 측정해 보다 과학적인 선수관리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서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