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정악단-동양서 온 '천상의 음악' 갈채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5시 15분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유럽에 정가와 정악을 알리는 첫발걸음을 어렵사리 내딛었다.
지난 8일 체코 프라하 대통령궁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독일 뮌헨, 영국 런던, 헝가리 부다페스트, 프랑스 파리 등 유럽 7개국 8개 도시를 돌면서 `MEDITATION&IMAGINATION(명상과 상상)'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
문화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의 우리 전통문화의 해외보급 확산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연주단은 조성래 단장을 비롯, 이준아 김병오 황규상 김정승 이종길 박승희씨 등 국립국악원 정악단 16명. 흥겨운 민속악에 비해 해외진출 기회가 없었던 정가와 정악 전파를 위해 물설고 낯선 곳에서의 피로함도 잊은 채 1∼2일 공연후엔 짐을 쌌다 푸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도나우의 진주'로 불리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부다이 비가도극장(307석)에서 열린 18∼19일 공연. 첫날 수교 10년을 기념, 헝가리 외무부 벨라 라즐로 아주국장을 비롯, 문화부 야노스 데비치 국장, 중국, 말레이지아대사 등이 참가했고, 둘째날은 교민들이 객석을 메웠다.
관객들은 이색적인 동양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1부에 정가와 가곡 등 표정없이 느리게 계속되는 전통성악이 40분이나 계속되자 무척 지루한 표정. 그러나 2부(50분)에 생황과 단소병주, 대금독주, 살풀이춤, 침향무(황병기곡), 수제천 등이 다양하게 연주되자 한결 흥미를 느끼는 분위기. 연주단이 마지막에 헝가리 민요를 연주하자 박수를 터뜨렸다.
보르노 야노쉬씨(엘테대학 학생)는 "가야금으로 연주한 `침향무'란 작품이 무척 아름답다"면서 "맨 앞의 노래는 슬픈 노래인지, 기쁜 노래인지 알수가 없다. 또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성래 단장 역시 "대표곡이라 할 `수제천'은 40명 이상 연주해야 제맛이 나는데, 비용절감때문에 단원이 적어지다보니 제맛을 내지 못해 안타까왔다"고 말했다.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충분한 사전 안내, 레퍼토리의 다양한 구성, 충분한 사전준비, 장기 기획과 지원 등이 아쉬웠다.
국립국악원 연주는 프랑스 파리(22∼24일), 스페인 마드리드(26∼27일), 독일 베를린(30∼31일)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