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강만우 8단 ●최규병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4시 31분
제3보(27∼44)＝최 8단은 75년에 입단해 무려 9년 뒤인 84년에 2단으로 승단했다. 물론 그 기간은 학업으로 바둑을 등졌던 공백기. 그것도 82년 대학(중앙대)에 들어간 뒤 간간이 공식기전과 승단대회에 출전해 겨우 따낸 승단이었다. 그리고 다시 군대로 이어지는 3년간의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맞게 된다.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바둑돌을 잡기 시작한 87년부터 승단에 가속을 붙이면서 기어코 올초 입신(9단)의 경지에 올랐다. 입단 부터라면 24년의 긴 세월이 걸렸지만 공백기를 뺀다면 상당히 짧은 기간이 아닐 수 없다.
흑 27로 넘을 때만 하더라도 최 8단은 백 △의의 돌들을 세력으로 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곤마로 얕잡아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백 28에 이은 백 30∼34까지 타이밍이 멋지다. 좌변 흑진은 보기보다 별 게 없으며 중복형. 흑으로선 앉은 자리에서 백의 수단에 보기좋게 활용당한 꼴이 아닐 수 없다.
선수를 잡은 백은 36, 38로 연속 손바람을 내고 있다. 백 36에 무심코 젖힌 흑 37도 악수. 38에 밀고 들어갈 자리였다. 백 40에 흑은 42에 잇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흑 ▲가 불필요한 악수로 변해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물론 흑 41의 침입도 시급한 곳이지만 44까지 심하게 당한 모습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