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노트] 롯데 부상 치료비 차등화 '빈익빈 부익부'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2시 10분
`부상 치료비도 성적순?'
부상선수의 처우에 대한 뚜렷한 내부기준이 없던 롯데가 최근 새로운 방안을 마련했다.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그 치료와 재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선수에 따라 차등지급한다는 게 그 골자다.
여기에 필요한 등급은 A,B,C 세가지.
A등급은 팀공헌도가 높은 선수로 다칠 경우 모든 비용을 구단이 부담한다.
B등급은 팀성적을 올리는데 그런대로 보탬이 되는 선수로 비용을 구단과 선수가 반반씩 낸다.
C등급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선수로 부상했을 때 모든 비용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경기나 훈련중 다쳐 똑같이 공상（公傷）으로 인정받은 2명의 선수가 있더라도 활약도에 따라 한사람의 치료비는 전액 구단부담, 다른 한사람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팀에 대한 공헌도가 높지 않아 B∼C등급에 들어가는 선수는 당연히 연봉도 적을 수 밖에 없어 부상치료와 재활에서도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가속화된다.
롯데도 이런 점을 의식해 등급을 나누는데 있어 해당선수의 성실도를 평가항목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성실도란 것은 애당초 객관적인 판단기준으로는 미흡하다.
모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태조차 부상선수에 대한 치료와 재활비용은 구단이 부담한다.
다칠 경우 당장의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기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다.
아무리 실력위주의 프로세계라지만 열손가락중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을까.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