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프로는 '밥그릇수'인가?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00시 54분
`프로는 경험으로 말한다.'
투수가 아무리 볼이 빠르고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어도 경험이 부족하면 애를 먹기 마련.
주니치 선동열도 국내 프로야구 데뷔 첫해였던 지난 85년에는 경험부족을 절감하며 7승 4패 8세이브로 두자리 승수에는 실패했었다.
21일 대구 삼성_쌍방울전에서 김진웅(19)과 앤더슨(33)은 `밥그릇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고졸 2년생인 김진웅은 최고시속 142㎞의 강속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이 일품.
앤더슨은 지난해 LG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퇴물.'
예상대로 초반은 삼성 김진웅의 압승이었다.
4회까지 5연속 삼진 등 탈삼진 6개, 무안타를 기록하며 주전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맘껏 뽑냈다.
그러나 5회 쌍방울 5번 김성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부터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6번 최태원 4구, 7번 윤재국에게 우월 2루타, 9번 김 호에게마저 4구를 내주면서 4실점, 패전의 멍에까지 감수해야 했다.
앤더슨은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안타를 맞고 3회에는 1실점, `근근이 버틴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불안한 피칭.
그러나 앤더슨에게는 프로 11년이라는 노련한 무기가 있었다.
각도 큰 변화구로 타자들을 현혹, 3회 2안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집중타를 허용치 않았다.
패기는 있지만 지혜가 부족한 투수와 힘은 없지만 지혜가 넘치는 투수의 단면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 대구＝권정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