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 ●최규병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5시 01분
제2보(11∼28)＝두 대국자는 냉혹한 프로세계에 살면서도 승부와는 거리가 먼 기사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 강 8단은 연구생 지도사범으로 후배양성에 진력해왔고, 최 8단은 학업으로 이어진 10여년의 세월을 바둑과 담을 쌓아왔던 것이다. 아무튼 지금은 본연의 천직인 승부사의 길을 다시금 열심히 걷고 있는 두 대국자다.
흑 11의 시점에서 반상최대의 곳은 14의 곳이다. 이곳을 가기전에 백 12는 일종의 응수타진. 프로의 고급적 응수타진이긴 하지만 아마추어들이 섣불리 흉내내어선 안될 것이다.
흑은 순하게 13으로 뻗고 말았는데, 백으로선 `가'의 확실한 차단수를 남긴 반면 흑의 왼쪽 모양은 이립삼전의 호형을 만들어준 이적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그 선악은 이후의 진행 여하에 판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18까지 물흐르는 듯한 진행이며 흑 19는 최 8단 특유의 두터움이다. 백 한점을 제압하면서 하변을 보강하고, 또한 흑 19는 중앙까지 그 힘을 뻗치고 있다. 하지만 백도 흑에 한수 가일수를 강요한 효과는 보고 있는 셈이다.
백 20의 어깨짚음은 제일감. 그런데 흑 21∼27까지 실리를 취한 것은 최 8단답지 않은 소극적 자세였다. 당연히 `나'로 밀어올려 백 `다', 흑 `라'로 적극적이면서 공격적 자세가 아쉬웠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