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람보는 역시 빅게임 체질이야'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4시 03분
역시 삼성의 해결사는 따로 있었다.
`람보슈터' 문경은（29．1m90）.
한달이 넘도록 꼬여있던 실타래를 20일 대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깨끗이 풀어헤쳤다.
문경은은 60-61로 쫓긴 4쿼터 2분44초부터 3분44초까지 정확히 1분동안 3점슛 3개를 연달아 터뜨려 조마조마하던 분위기를 확 휘어잡았다.
78-76으로 앞선 종료 1분14초전에는 스케이트를 타듯 부드럽게 골밑을 파고들어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3점슛 5개를 포함 21득점으로 난생 처음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정규리그 4라운드 중반부터 슛난조와 수비 불안으로 벤치를 들락날락 하면서 자신감마저 놓쳐버렸다가 결정적인 순간 모든것을 돌려받은 셈.
문경은은 경기후 "오늘마저 못했으면 눈앞이 캄캄할뻔 했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3점슛을 넣고나서 웬만하면 표를 안 내려 했지만 너무 좋아서 액션도 커졌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래도 큰게임에서 믿을건 문경은밖에 없다"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밤늦도록 슈팅 훈련을 한 보람이 있었다.
"며칠전부터 림이 훌라후프만하게 보이는거예요. 몸이 너무 가벼워서 오히려 가라앉히려고 애를 먹었다니까요."
포커페이스에서 갑자기 말수가 많아진 문경은의 변화는 남은 경기에서도 삼성이 자신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