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김] '한국인 첫 ML타자 되겠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3시 21분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타자 탄생이 임박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데이비드 김（23·한국명 김형근）이 5천명이 넘는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중 100대 유망주에 선발된 것.
한국선수로는 조진호（24·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선발된 두명중 한명인 김형근은 지난 76년 서울에서 김 충씨（57）와 곽명숙씨（55） 사이에 2남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네살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로 이주한 김형근은 리틀리그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12세때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김형근은 체리힐 이스트고교에서 강타자로 명성을 떨쳐 시튼홀대학에 야구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3학년때 빅이스트 컨퍼런스 MVP로 선정돼 전미 올스타에 뽑힌 뒤 프로의 길을 선택했다.
97년 카디널스에 드래프트된 김형근은 단기 싱글A를 거쳐 98년 장기 싱글A 피오리나 치프스 소속으로 127게임에 출전, 3할8리, 13홈런, 9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어린 시절 투수에서 3루수, 1루수, 우익수를 거쳐 프로에서는 좌익수로 뛰고 있는 김형근은 좋은 타율과 선구안으로 주로 3번 타자로 기용되는데 4번이나 5번을 치기도 한다.
김형근은 182㎝에 91㎏의 좋은 신체조건에 홈런 파워를 키우기 위해 오프시즌때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 체격이 더욱 당당해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카디널스캠프에서 만난 김형근은 100대 유망주에 뽑힌 사실을 처음 들었다며 "기쁜 일이지만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한국선수도 타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작년 가을 부모님과 함께 처음 한국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김형근은 한국시리즈를 TV에서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파워와 세기를 겸비한 프랭크 토마스（31·시카고 화이트삭스）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형근은 "2년내 메이저리그의 목표를 이룬 뒤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도 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쥬피터（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