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관] 두산전 대타 만루포…5년무명 날렸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2시 41분
지난 20일 삼성-두산의 시범경기 대구 개막전.
2-2로 동점을 만든 삼성의 4회말 2사 만루.
삼성 서정환감독은 타석에 나가려던 9번 황성관을 대신해 김승관（23）을 대타로 내세웠다.
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역전기회에서 김승관을 지목한 것은 의외.
대구상고 출신으로 프로 5년생이지만 지금까지 벤치의 눈밖에 있던 `무명'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왼쪽무릎을 수술한데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1루수에서 우익수로 전환했으니 미더운 구석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1m80, 80㎏의 김승관은 풀카운트에서 두산 차명주의 시속 134㎞짜리 직구를 보란듯이 왼쪽 담장밖으로 날려버렸다.
"홈런이 될 줄은 꿈에 몰랐어요. 그저 잘 맞았다는 느낌뿐이었어요."
스스로도 깜짝놀랄 120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이자 프로야구 시범경기 역대 두번째 대타만루홈런.
이승엽과 동기이면서도 이승엽의 그림자조차 밟지 못했던 김승관. 올해는 주전을 꿰찰 기회를 잡았다.
양준혁 최익성의 이적으로 외야수가 부족한데다 새로 수혈받은 김기태 스미스 빌리홀마저 수비력이 떨어져 순발력 좋은 김승관이 더없이 필요하다.
방망이는 2군에서 4년 동안 평균 3할1푼4리.
"경험과 수비력만 보강하면 중심타자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서감독의 칭찬에서 올시즌 김승관의 `해뜰날'이 점쳐진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