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해태,아마선수 해외진출 속앓이
기사입력 1999년 03월 21일 12시 41분
"어휴∼."
해태 스카우트팀은 국내 아마선수들의 해외진출 관련 소식이 들려올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나간다'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해태의 지명선수들이기 때문.
첫 테이프는 뉴욕 메츠의 서재응이 끊었다.
지난 96년 해태에 고졸우선 지명됐으나 인하대에 진학한뒤 97년 135만달러를 받고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이때만 해도 구단으로선 그냥 `아깝다'며 입맛만 다신 정도. 하지만 올해엔 폭탄을 두발 연달아 맞았다.
97년 고졸우선으로 찍은 잠수함 투수 김병현이 225만달러（약 27억원）의 엄청난 금액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엔 98년 1차지명 선수인 거포 최희섭마저 시카고 커브스와 입단협상이 진행중이다.
사정이 이쯤 되니 발등을 찍힌 해태는 "미칠 노릇"이라며 망연자실한 분위기.
그동안 이종범 김상진 등 노른자위들을 고스란히 뽑아와 `호랑이 군단'의 전통을 일군 김경훈 스카우트차장은 "도대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뭐하는 곳이냐. 이런 식으로 유망주들을 싹쓸이해 가는데 속수무책이면 국내구단은 어떻게 살란 말이냐"며 목청을 높인다.
공교롭게도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은 모두 야구명문 광주일고 출신들.
텃밭이 좋은 걸 탓해야 할지, 국제화시대의 시류가 안 좋은 걸 원망해야 할지.
만약 투타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이 선수들이 차례로 해태에 입단한다면?
적어도 향후 10년간 타이거즈의 `부귀영화'가 보장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광주＝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