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짐리-미국만화계 '황금손'으로 정착
기사입력 1999년 03월 19일 17시 07분
'재미교포만화가 짐 리(35, 한국명 이용철).
그는 우리가 박찬호, 박세리에 열광하기 훨씬 전부터 미국인을 사로잡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인기만화가다.
그가 91년 발표한 'X-MEN'은 그해 800만부나 팔렸고, '최고 만화작가상'을 수상했다. '스톰 워치', '데스 블로우', '팀7'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줄줄이 히트하며 미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자리잡았다. 만화영화 '와일드 캐츠'는 CBS전파를 타기도 했다.
97년엔 미국 만화잡지 위저드지 독자들이 선정한 '최고만화가 톱10' 2위에 뽑혔다. '미국 만화독자 가이드'가 선정한 '베스트 아티스트상'도 수상했다.
성공한 만화가지만, 그는 단순히 만화만 그리지 않는다. 사업도 한다. 21세기 유망산업인 만화, 캐릭터,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등을 제작하는 '와일드 스톰' 사장이다. CF '펩시맨'의 캐릭터 개발사업에도 참여했다.
세계 에니메이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굴지의 게임업체 세가(SEGA)사가 'X-MEN'을 게임 소프트웨어로 개발했다.
국내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신광 BDS(대표 이정태)와 판타지만화 '카운트 다운'을 영화, 게임으로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일본에서 유혹했지만, 그는 돈보다 피를 택했다. 올 가을 인터액티브 게임을 출시하고, 인터넷 캐릭터 사업 진출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64년 서울 출생. 5세 때 미국으로 이민, 명문 프린스턴 대학 심리학과와 의예과를 졸업했다. 어릴 때 본 만화영화 '황금박쥐'에 매료돼 의사의 꿈을 접고 만화가가 됐다.
이젠 "내 직업이 최고"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미국 만화계 '황금의 손' 짐리. 21세기에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으로 그를 첫손에 꼽을 지도 모른다.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