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본지 창간 아홉돌 '9'에 얽힌 이야기
기사입력 1999년 03월 19일 13시 58분
야구와 `9'
그 첫번째 이야기.
숫자 `10'이 꽉찬 느낌을 준다면 한개가 부족한 `9'는 오히려 친근감을 갖게 한다.
모자람의 여유, 그것이 `9'가 가진 매력이라고 할까.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보다 한숨을 돌릴수 있는 여유를 느끼게 하는 야구도 그래서인지 숫자 `9'와 관계가 많다.
정규이닝이 9회, 출전선수가 9명이다.
9회는 야구의 발생지인 미국을 세운 영국인들이 사용하는 `12진법'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12진법의 기본은 3의 배수인데 배수를 따져보면 6회는 너무 짧고 12회는 너무 길어 중간인 9회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설이지만 처음에 21득점제로 운영되던 야구경기는 1857년부터 9이닝제로 바뀌었다.
그 두번째 이야기
영원한 축구스타 펠레가 등번호로 달아서 유명해진 넘버 `9'.
야구에서는 보통 내야수들이 많이 쓴다.
구단별로 해태 송구홍, 쌍방울 김성래, 삼성 정경배, 한화 백재호, 현대 손차훈, 두산 김종석 등이 9번을 달고 뛴다.
예외는 LG 이병규와 롯데 유필선. 이들은 외야수이면서 9번을 선호한다.
박찬호가 뛰는 LA다저스의 9번은 뉴욕 메츠에서 이적, 올해부터 박찬호와 짝을 이루는 포수 토드 헌들리.
헌들리는 96년 41홈런, 97년 30홈런을 친 공격형 포수로 박찬호를 응원하는 국내팬들이 주목해야 할 선수다.
한편 LG 김상훈코치는 9를 두개 묶은 99번을 등에 달고 있다.
그 세번째 이야기
프로야구속에 숨어있는 `아홉'과 관련된 기록은 어떤게 있을까.
첫장을 장식하는 것은 해태의 9번 한국시리즈 우승.
해태는 83년 첫 우승맛을 본뒤 86∼89년에는 4년 연속 패권을 차지, 명가의 전통을 세웠다.
작년까지 노히트노런이 나온 횟수도 9번.
출범 9년째인 90년 우승은 LG, 타격왕은 현 동국대감독인 한대화（0.3349）, 홈런（28개）_타점（91개）은 한화 장종훈, 다승（22승）_방어율（1.13）은 주니치 선동열이 차지했다.
홈런으로 넘어가 통산 9호 홈런의 주인공은 현재 성남시 분당 중앙고코치인 신경식씨.
신코치는 OB（현 두산）에서 뛰던 82년 3월 28일 동대문구장에서 MBC를 상대로 프로통산 9호 홈런을 터뜨렸다.
또 99호는 삼성 김용희코치가 롯데시절인 82년 5월 22일 부산 삼미전에서, 999호는 한화 정구선코치가 삼미에서 활약하던 84년 7월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각각 기록했다.
한편 한화 정민철은 99시즌에 9승만 더 올리면 개인통산 100승을 채우게 된다.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