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세상] 두산 - LG의 서울팬 사랑몰이
기사입력 1999년 03월 19일 13시 25분
강제된 `빅딜' 태풍으로 온통 시끌시끌하던 바로 얼마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금융 컨설턴트가 일러준 나누기 방법이 그럴듯했다.
두 친구가 사과 한개를 공평하게 나눠 먹으려면 한명이 쪼개고 다른 한명이 선택하면 된다나.
언뜻 차이나게 갈라놓으면 분명 친구가 큰쪽을 찍을테니 사과를 쥔 친구는 정성들여 정확하게 두쪽을 쪼갤수 밖에.
올 여름부터 두산과 LG가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장기임대한다.
불쑥불쑥 세부계획이 흘러나오면서 기대와 걱정이 함께 튀어나온다.
구장 흉을 볼때마다 들어야했던 `나라탓' `원님탓' 타령이 뚝 끊어진다니 반갑다.
그만큼 야구팬과 야구인의 입맛에 맞는 잠실벌을 기대하자니 신난다.
그러나 유독 맞대결마다 으르렁거린 `한지붕 라이벌'.
LG와 두산이 도대체 사업파트너로 마땅한지 의심하는 눈이 적지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양팀은 모처럼 한목소리로 도리질이다.
한 LG 관계자는 "그동안 잠실을 나눠쓰면서 （두산과）맘이 안맞았던 일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두팀은 그랬다.
94년말까지 제3의 업자가 갖고있던 잠실구장 외부매장 운영권을 입찰을 통해 공동으로 따냈다.
한사업자에게 독점적으로 주어지는 구장 관중석내 매장 운영권을 번갈아 따내 수년째 함께 사용하고 있다.
손발이 척척 맞는 파트너십이다.
그라운드에선 유별난 승부욕을 내뿜고, 사소한 자존심 싸움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인기회복의 대명제 앞에선 기꺼이 어깨를 걸수 있는 `한지붕 식구'다.
프로야구판 유일의, 최고의 이권인 서울 연고권을 지켜내는데 놀랍도록 철통같은 동맹이라는 꼬집음은 잠시 덮어두고 싶다.
서울팬 사랑몰이의 더 큰 주제를 향해 이제부터 두산과 LG가 `이인일각'의 멋들어진 하모니를 마음껏 뽐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