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봄-생기 넘치고 발랄한 14곡 선곡 선사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5시 37분
`이토록 사랑스럽고 달콤하여/소중한 것은 없으리라'.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라르고'의 한구절. 최근 출시된 `봄'(신나라 뮤직)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다.
신나라뮤직과 KBS 1FM `가정음악'이 공동 기획한 `봄'은 `사계' 시리즈 중 `가을' `겨울 이야기'에 이은 세번째 음반. 생기넘치는 봄날과 어울리는, 사랑스럽고 달콤한 열네곡이 실려있다.
`라르고'는 최근 `스피드 011'의 CF에 쓰여 우리의 귀에도 친숙한 작품.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주제가를 불렀던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가 아름다운 봄을 노래한다.
고대 그리스 현악기인 찌터와 바이올린이 어우러진 `무곡', 티티새의 울음을 표현한 피콜로의 음색이 경쾌한 `하얀 티티새', 슈베르트의 남성합창곡 `나이팅게일' 등이 다양한 봄의 색깔을 그려낸다.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소품집' 중 미뉴에트도 일품. 영화 `접속'과 `친니 친니'에 삽입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봄'엔 기타를 위해 편곡한 음악이 들어있다.
또 `봄'이라는 부제가 붙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1악장'도 인상적이다. 봄날의 정경을 아름답게 풀어낸 이 곡은 베토벤이 청각 장애에 시달리고 있을 때 만든 것. 삶의 고통을 아름다운 선율로 승화시킨 대가의 숨결이 감동을 안겨준다.
이외에 로시니의 `현악 소나타 3번 모데라토', 쇼팽이 스스로 `봄날 저녁, 달빛이 흐르는 가운데 꾸는 꿈'이라고 표현한 `피아노 협주곡 1번 로망스' 등 무기력해지기 쉬운 봄날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며 듣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곡들이 다수 실려있다.
"날로 척박해지는 마음을 달래는데 도움이 될만한 곡들이다. `봄'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가정음악'의 PD 김혜선씨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