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정준 - '땅끝에서 부는 바람' 소설 출간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55분
올초 두 아들과 함께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을 달려, 전국에 `땅끝 바람'을 일으킨 정 준씨(44·땅끝정신 운동본부장).
그가 왜 땅끝달리기를 시작했는지 알려줄만한 소설책을 펴냈다.
17일 `도서출판 형상'이 펴낸 장편 소설 `땅끝에서 부는 바람'.
독립운동가의 자손이었으나 찢어질듯 가난했던 어린 시절… 40여가지 밑바닥 일을 헤매던 젊은 날…
어렵게 돈을 모아 사슴농장에 손댔다가 빚만 지고 망하고… 8년전엔 아내의 가출…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어린 두 아들을 돌보랴… 아내 찾아 삼만리… 삶에 지쳐 한때는 산에 틀어박혀 도를 닦던 일…
무예 전문가가 되고… 기(氣)체조 `전도사'로 활약하다 사회운동가로 자리한 파란만장한 가장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몇번이나 삶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절망과 좌절을 가족과 이웃에게 떠넘기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겁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올초 너무 힘들어 땅끝마을을 다시 찾았다. 어려우니까 하루 두끼만 먹자고 눈물로 약속한 두 아들(중3, 중1)과 함께.
땅끝마을 맴섬 사이로 솟는 일출, 파란 바닷가에서 그와 두 아들은 "절망은 없다"를 외치며 다시 뛰었다.
전국 각지에서 이에 감동한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21일 해남군민은 물론 전국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땅끝마을에서 모입니다. 2000년의 새 희망을 향해 함께 뛰기로 한 것이죠."
부산 동래출신인 그는 며칠후 아예 해남으로 집을 옮긴다. 책의 제목처럼 `땅끝에서 부는 (새 희망의) 바람'을 방방곡곡에 신바람나게 지펴줄 생각으로.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