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래 - 김광림 '야구는 38세부터'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07분
쌍방울에는 코치급 선수가 두명있다.
나란히 우리나이 만 38세.
야구선수로서는 환갑을 넘겼다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이고 팀내 몇몇 코치는 이들보다 연하다.
김성래와 김광림. 하지만 앞으로 3∼4년은 끄덕없다며 큰소리다.
왕년의 이름 값으로만 따진다면 둘보다 더 화려한 선수도 드물다.
김성래는 지난 87년 홈런왕에, 93년엔 홈런과 타점 타이틀을 석권하며 시즌 MVP까지 거머줬다.
김광림은 95년 타격왕.
둘의 공통점.
아픔이 있었으며 머리속엔 오직 '뛸수 있을때까진 야구유니폼을 입겠다'는 생각 뿐.
김성래는 97년 삼성에서 한물갔다는 평가와 함께 퇴출, 쌍방울에 둥지를 틀었고 김광림은 작년 현대에서 은퇴를 종용당했지만 8천550만원에서 50.3％ 깎인 4천250만원의 연봉만 받기로 하고 돌격대 유니폼을 두손으로 받았다.
누구보다 인생의 쓴 경험을 아는 이들이기에 훈련은 쉴새없는 땀으로 채워졌고, 뒤에서 누군가 "뛰어라" 외치는 소리는 이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김성래는 현재 팀의 당당한 4번 타자며 김광림은 만점짜리 대타다.
김성래는 지난 17일 한화전서 4번으로 나서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최근 5차례의 연습경기서 무려 타율 5할（14타수 7안타）의 경이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광림 또한 5경기서 6타수 4안타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 했다.
세월따라 처지는 체력은 두배의 훈련으로, 젊은 후배들의 패기에는 오기로 맞서는 이들이다.
[전주＝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