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주목선수] 삼성 고종수 - '이젠 실력으로 튄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07분
그라운드에서 통통 튀는 '앙팡 테리블' 고종수(21.삼성)는 요즘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자만에 빠지지 말자"고.
지난해 20세의 나이로 소속팀 삼성의 정규리그 우승을 주도하며 MVP에 오른 고종수는 올시즌 최대의 적을 '자만심'으로 꼽았다.
인간적으로 부쩍 성숙해진 고종수의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고종수는 98프랑스월드컵이 끝난 뒤 출전한 지난해 정규리그서 3골 4어시스트밖에 못만들어냈다.
따라서 자기가 MVP에 선정된 것 자체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믿고있다.
"올해에는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두자릿수의 골과 어시스트는 엮어내겠다."
구단측에서 지난해 3천300만원에서 올해는 8천만원선의 대폭적인 연봉인상을 약속한 것도 그의 승부욕을 부추기고 있다.
프로는 돈을 받는 만큼 성적으로 보답해야된다는 신념이다.
지난해 11월말 오른발가락 피로골절(누적된 피로로 뼈가 갈라지는 증세) 진단을 받고 두달여를 쉰 고종수는 지난달부터 조깅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재활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 호감독은 그의 컨디션을 보아가며 4월말쯤부터 게임에 투입할 작정이다.
아무래도 6월은 돼야 그의 역량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그달 개막되는 정규리그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
김 호감독은 "고종수는 팀전력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선수"라면서 "올해에는 수비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해주고 공격의 폭도 넓혀주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한다.
사실 삼성에선 '모든 것은 고종수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중원에서 수비와 공격을 총지휘하기 때문에 공격수나 수비수 모두 고종수의 움직임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플레이를 펼치는 것.
"올해에는 팬들과의 만남도 자주 갖겠다"는 고종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200년 시드니올림픽 본선진출권을 따내는데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