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강원도 신남마을 '남근좀 내버려 두세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07분
"남근을 왜 가져 가는지…"
강원도 삼척시 원덕면 신남마을.
17일 마을의 사당 `해신당'을 살펴 보던 이시연 이장（46）은 지난 2일 정월 대보름에 깎아 놓은 향나무 `남근'이 몇개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근의 개수를 일일이 기록해 두지않아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14개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주민 황종근씨（78）도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이 깎아 해신당에 바친 향나무 남근이 수천개나 된다"며 "그런데 사당에는 항상 10∼20개 정도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발없는 `남근'이 저절로 사라지기는 만무. 해신당 남근이 아들을 낳게해주고 재앙을 막아준다는 속설이 퍼져 이 마을로 관광온 외지 사람들이 몰래 가져간다고 신남마을 사람들은 추측하고 있다.
신남리는 10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 임에도 대형 버스가 10여대 이상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주차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특히 처녀들도 `미래의 득남'을 기원하기 위해 해신당을 기웃거리고, 애인에게 장난스런 선물을 하기 위해 `남근'을 노리는 청년들도 적지않아 주민들이 돌아가며 순찰을 돌기도 한다.
지난 해는 무속인들까지 `기가 넘치는 명당'이라며 해신당을 몰래 찾아와 `신통력'을 얻기위한 굿판을 벌이고 남근을 가져가도 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아들을 낳거나 복을 빌기 위해 남근을 가져가는 것인만큼 굳이 막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