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최장수프로 '전원일기'의 딜레마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07분
"`전원일기' 출연진 나이는 며느리도 몰라."
최불암 79세, 정애란 94세, 김용건 61세, 유인촌 59세….
MBC TV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가 21일 900회를 맞는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나이는 여전히 청년이다. 계산대로라면 드라마의 좌장인 `김회장' 최불암은 99년 현재 80세가 내일모레인 노인중의 노인. 다른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이들의 극중 캐릭터는 아직 젊다. 특히 김용건과 유인촌은 아직도 청년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사연은 80년 10월21일, `전원일기'의 막을 올렸던 `박수칠 때 떠나라' 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제작진은 최불암의 나이를 60세로 설정했다.
특별한 설명이 없는 한 드라마 속의 옛날 할머니들은 으레 `15세에 첫 출산'한 것으로 설정된다. 그래서 정애란은 94세.
최불암은 18세에 아들 김용건을 낳은 것으로 돼있다. 그래서 김용건은 61세. 유인촌은 두살 터울이라니 59세.
또한가지 숨겨진 사연.
제작진은 지난 96년 11월3일 781회 `공부할래, 농사지을래' 편에서 5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으며서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10세씩 낮췄다. 드라마의 노화방지를 위해서였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전원일기' 출연자들의 나이는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러나 비판할 사항은 아님. `전원일기'는 계속돼야 하니까.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