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장기계약' 동상이몽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3시 06분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와 LA다저스의 단장 케빈 말론이 17일（이하 한국시간） 베로비치의 다저타운에서 만남으로써 장기 연장계약 성사 여부와 액수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저스에서는 박찬호와 장기 연장 계약을 맺고 싶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고, 스티브 김씨에게 이날 상당히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장기계약에 대해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어 눈길.
박찬호는 작년초 2년간 300만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올시즌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포기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는 4∼6년차의 경우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생기며 6년이 지나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2년 계약을 맺을 당시에는 300만달러가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장기 계약을 맺지 않아도 내년에 연봉 조정신청으로 상당히 거액을 만질 수 있으며, 2년뒤에도 마찬가지이며 3년후에는 프리에이전트가 돼 엄청난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박찬호가 계속 부상 없이 뛰어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자신감에 넘치는 박찬호로서는 구단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지 않는한 굳이 장기계약을 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선수관리를 하는 스티브 김씨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물론 구단으로부터 어떻게든 거액을 받아낸다는 입장은 일치하지만 장기계약쪽을 선호할 수도 있다.
4년 이상의 개런티（부상 등에도 연봉이 무조건 지급되는 조건）계약을 맺는다면, 그리고 평균연봉이 특정수준을 충족시킨다면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기우는듯 하다.
성적이 부진하거나 부상해도 오랜 기간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없는 이상 어느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박찬호와 스티브 김씨 진영의 매끈한 하모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