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다시 뛰는 몬주익의 영웅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15시 25분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29)가 다시 마라톤 슈즈를 신었다.
지난 96년 4월15일 전격적으로 은퇴를 발표하고 땀절은 유니폼을 벗었던 황영조가 오는 21일 경주서 벌어지는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즈 부문에 출전하는 것.
3년만의 풀코스 완주를 앞두고 있는 그는 요즘 가슴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고있다고 한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기록은 얼마나 나올까…'
어찌됐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 그는 현역시절 보다 더 강도높은 훈련으로 비지땀을 쏟고있다.
그는 은퇴후 참 많은 일들을 했다.
학업에 전념하면서 지난달 25일 고려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여가시간을 활용, 스킨스쿠버다이버, 등반가, 열기구의 파일러트로 변신도 쉼없이 했다.
한때는 철인 3종경기에 빠져 수영에 몰두하기도 했다.
사이클선수를 하다 마라토너가 된 그이기에 수영만 익히면 `철의 남자'가 되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해녀의 아들인 그는 어머니가 뒤지던 바다밑이 궁금해 스킨다이빙을 배우기도 했다.
그렇다고 바다에만 들어간게 아니다.
작년 9월에는 마라토너 특유의 심폐기능을 밑천으로 동남아 최고봉인 말레이시아 카나바루봉(4,095m)과 네팔의 안나푸르나(8,091m)를 등반하기도 했다.
`보통사람'같으면 엄두도 못냈을 사건들을 그는 쉴새없이 해냈다.
지난 1월30일에는 중국 산동성에서 한국의 경주까지 비행하는 제1회 한-중 열기구 국제대회에 참가, 경주의 선량 임진출의원(58．여)과 열기구를 타고 황해의 상공을 횡단했다.
주말이면 한강 고수부지에 나가 낚시를 드리우고 강바람을 맞으며 조깅도 한다.
그는 요사이 한강둑을 따라 열심히 달리면서 입으로도 쉴 새 없이 중얼거린다.
마라톤 해설가가 되고싶어서이다.
이렇듯 영웅의 변신에는 끝자락이 보이지않는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