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신세대 연인들 누드비디오 촬영 풍조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15시 11분
연예인 포르노가 시중에 유출돼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신세대 연인들 사이에서 사랑의 징표로 `홀딱 비디오'를 찍는 풍조가 은밀하게 퍼지고 있어 사회적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결혼시즌을 맞아 일부 신혼부부 사이에도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는 약속의 메시지를 담는 비디오 촬영이 성행하고 있다.
몇해 전 20대 여성들이 젊은 시절의 팽팽한 몸매를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혼자서 알몸 사진을 찍어두는 호사를 부린 적은 있었지만, 남녀가 함께 노골적인 장면을 찍는 것은 확실히 달라진 신세대의 가치관을 극명하게 반영해주고 있는 것.
미팅전문업체인 서울 강남의 D 이벤트 J씨（28）는 "연인들끼리 합의만 있으면 `홀딱 비디오'는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한 작업"이라며 "요즘 연예인들의 누드 비디오가 나오자 `우리도 한번'하는 이상 심리가 발동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개인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K씨（38）는 "얼마전 20대 남녀 한쌍이 8㎜ 캠코더를 갖고와 1시간 동안 스튜디오 사용료로 10만원을 내고 모종의 `작업'을 하고 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검 강력부 최운식 검사는 16일 "`부부 비디오'나 `연인 비디오'라는 것이 사회 일각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주인공이 진짜 부부나 연인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요즘 연예인 관련 비디오가 유행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이 알몸 비디오 촬영은 `사랑의 징표'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자칫 상대방을 협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악용될 소지가 커 사회적인 물의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
최 검사는 이와 관련, "상대방이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그런 장면을 찍은 뒤 헤어지게 될 경우 협박용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알몸 비디오 촬영은 신혼여행지의 숙박업소나 러브호텔이 밀집한 수도권 주변 유흥지 등에서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촬영 현장을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
또한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사생활이고 비디오가 유출되지 않는 이상, 사법당국의 단속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은밀하게 비디오 촬영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