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부기 나이트 - 완벽한 포르노의 세계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15시 11분
러닝타임 3시간 20분의 `타이타닉'이 전혀 지루하지 않듯이 `부기 나이트'를 보다보면 2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굳이 `부기 나이트'를 `타이타닉'과 비교하는 것은 이 영화가 거둔 놀라운 성과 때문이다. 롤링스톤지는 98년의 영화로 `타이타닉'에 이어 `부기나이트'를 2위에 배치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는 `부기 나이트'를 최고의 영화로 선정해 3위의 `타이타닉'보다 높은 위치에 올려놓았다.
`부기 나이트'가 국내에서 약간 늦게 개봉된 것은 라스트에서의 완전 성기노출 등 충격적인 장면 때문.
`부기 나이트'는 디스코가 유행했던 70년대말을 배경으로 포르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포르노잡지 허슬러의 대표 래리 플린트를 소재로 한 `래리 플린트'도 국내 개봉당시 영화 마니아들의 격찬을 받았지만 `부기 나이트'는 한 포르노 스타의 성공과 좌절을 그렸다는 점에서 보다 대중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드라마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접시닦이로 일하던 청년이 섹시한 외모와 33㎝의 거대한 물건을 가졌다는 이유로 포르노 감독에게 발탁돼 덕 디글리란 예명의 포르노 스타가 되었다가 절정의 순간이 지나면 시드는 물건처럼 쇠락의 길을 걷는 과정이 기본 줄거리.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포르노 세계를 적나라게 그렸다는 데 있다. 너무나 솔직하고 대담하게 카메라를 들이대기 때문에 오히려 `은밀하게 엿보는' 포르노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
또 `대부'가 갱단이란 특별한 세계를 패밀리란 관점에서 묘사했듯이 `부기 나이트'도 가족이란 주제를 부각시켜 강한 여운을 남긴다. 출세가도를 달리는 포르노 스타, 섹스할 때도 절대 롤러 스케이트를 벗지않는 롤러걸, 철학을 갖고 일하는 포르노 감독, 마약과 섹스에 중독된 후 실제 아들 대신 포르노스타에게 집착하는 나이든 포르노 여배우 등을 한울타리에 사는 가족으로 그리고 있다.
출연배우중 국내 영화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배우는, 포르노 감독역의 버트 레이놀즈로 이 영화에서의 호연으로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신인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은 `부기 나이트'로 천재성을 인정받으며 `제2의 타란티노'로 주목받고 있다.(20일, 서울 허리우드 CGV강변11 등)
전문가 평점
★★★★★(최우수) ★★★★(우수) ★★★(괜찮은 수준) ★★(보통) ★(수준이하)
강한섭-★★★★ 전찬일-★★★★ 서인숙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