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아프긴 아픈데…진찰결과는 '정상'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14시 36분
이상하다. 아프긴 아픈데, 이유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
어깨부상중인 해태 이대진（25）을 놓고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지난 16일 상경해 경희의료원에서 자기공명촬영（MRI） 사진을 재분석하고 진찰을 받았지만 결과는 `이상없음'.
무릎 십자 인대가 파열된 이강철의 경우와 같이 원인을 알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 차라리 속 편하겠지만 말짱하다고 하니 그야말로 답답할 노릇이다.
본인은 물론이고 구단과 코칭스태프에서도 끙끙 속만 끓이고 있다.
이대진의 `원인불명' 어깨부상은 대략 세가지 가능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피로누적. 기계도 자주 쓰면 고장이 나게 돼 있다.
지난 93년 입단한 이대진은 매년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6년간 투구회수가 949⅔이닝에 달한다.
한시즌 평균 158이닝을 던졌다는 얘기. 사진촬영으로 나타나지 않는 미세한 근육이 손상됐을지도 모른다.
두번째는 심리적 불안상태.
자꾸 아프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실제로 아파지는 게 사람 몸이다.
경희의료원의 이용걸교수도 "이대진의 경우는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보호본능. 프로선수들은 몸이 곧 재산이다.
아껴야 한다. 선수들은 한번 다치면 그다음부턴 자연스럽게 몸을 사리게 돼 있다.
이대진은 과연 몸이 아픈 걸까, 아니면 마음이 아픈 걸까.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