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이모저모] 실망한 표정 역력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01시 43분
올해 드래프트 최대어로 관심을 모은 연세대 조상현은 구슬 추첨에서 나산에 1순위 지명권이 돌아가자 앞에 놓인 커피를 들이키며 표정 관리를 하느라 애쓰는 모습.
선수대기석에서 턱을 괴고 심각하게 진행상황을 지켜보던 조상현은 예상대로 나산에 지명되자 굳은 얼굴로 단상으로 올라가 기념촬영을 하며 실망한 표정이 역력.
지명권 추첨에서 구슬 100개 가운데 노란색 40개가 배정된 동양을 제치고 30개가 투입된 나산의 붉은 구슬이 첫번째로 나오자 양쪽 단장의 희비가 교차.
뜻밖의 행운을 얻은 나산 이기홍 단장은 득의만만한 반면 동양 박용규 단장은 벌겋게 상기된 표정.
뒤늦게 2순위 추첨에서 동양이 당첨된 뒤에도 두번 더 붉은 구슬이 나오자 참석자들은 "동양은 올해 이래저래 운이 없다"고 한마디씩.
붕어빵처럼 똑같이 닮은 연세대 출신 조상-동현 쌍둥이 형제는 확연히 구분되는 옷색깔로 헷갈림을 방지.
형 조상현은 짙은 감색, 동생 동현은 밝은 회색 정장을 각각 입었고 자리도 각기 떨어져 앉아 `차별화'를 강조하는 모습.
2라운드 8순위로 SK에 지명된 연세대 출신 최종규가 기념촬영을 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동명이인인 KBL의 최종규 심판위원장이 "야, 최종규"하고 불러 장내가 순식간에 폭소의 도가니.
이어 최위원장은 최종규와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축하한다"고 격려.
각 구단은 선수 지명 직후 미리 준비해온 유니폼 상의와 모자를 씌워 기념촬영을 한 뒤 테이블에 불러 대화를 나누면서 은근히 일체감을 과시.
각팀 단장과 감독들은 지명선수와 악수를 나눈 뒤 신상에 관해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향후 훈련 스케줄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3라운드 마지막 순위인 현대가 지명권을 포기해 드래프트가 종료되자 그때까지 지명되지 못한 선수 10명이 자리한 선수대기석은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
특히 일부 선수는 고개를 파묻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그러자 참석자들은 올해부터 선수가 드래프트를 참관하도록 한데 대해 "뽑히지 못한 선수들에겐 너무 비인간적인 처사"라며 씁쓸한 표정.
`삼성은 인해전술, 기아는 소수정예.'
삼성 테이블에는 무려 7명의 관계자가 앉아 숙의를 한 반면 기아 테이블에는 박인규 감독, 김유택 코치, 정재공 사무국장 단 3명만 자리를 지켜 대조적인 모습.
1순위 지명권을 기아에 넘긴 나래의 지명순서가 되자 기아 정재공 사무국장이 나래 테이블로 건너가 김지우 대리에게 귓속말로 "장영재를 뽑아달라"고 주문.
마침 기아와 나래가 자리도 나란히 앉자 "뭔가 유착관계가 있는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던 참석자들은 "테이블 배치는 가나다순"이라는 KBL의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끄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