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드래프트] 나산, 조상현 1순위 지명
기사입력 1999년 03월 17일 01시 43분
30％의 확률이 빚어낸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조상현（24．연세대 졸）.
이충희 김현준 문경은의 대를 이을 슈터로 각광받았던 그였지만 이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몸이 됐다.
나산은 언제 없어질지 모를 구단.
꾸준히 인수설이 나돌던 제일제당이 최근 포기를 선언한데다 다른 기업들도 IMF를 이유로 흡수를 꺼리는 상황.
"조상현의 영입으로 구단의 상품가치를 그만큼 높일 수 있다"며 나산은 득의만만한 표정이지만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혀를 찬다.
나산은 이달이 지나면 KBL이 지급했던 코칭스태프의 급여가 중단되고 선수들도 5월 이후엔 실업자가 될 처지.
그나마 정식계약을 하기전까지 지급되던 150만원의 급여를 조상현이 받을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거기다 지난해 11월 KBL이 `구제금융'을 내주며 나산의 트레이드 통로를 막아버려 그의 입장에선 이적요청도 할 수 없다.
나산 이기홍 단장은 `최고 예우'를 약속했지만 기대하기 힘든 상황.
조상현으로서는 하늘에서 `구원의 밧줄'（나산의 인수）이 내려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딱한 입장이다.
－1순위 지명을 받았는데 소감은.
▲트라이아웃에서 벌였던 연습경기서 부진한 통에 1순위 지명은 기대조차 않았다. 어쨌든 나의 기량을 인정해줘 기쁘다.
－나산의 전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멤버구성은 괜찮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플레이오프 정도는 진출할 만한 전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산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연봉 등 처우에 대해 구단이 알아서 해주리라 믿는다. 선수로서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하겠다.
[ 류성옥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