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혼기앞둔 여성 문신지우기 '전전긍긍'
기사입력 1999년 03월 16일 14시 57분
결혼철을 맞아 전국 피부과 병-의원에는 문신（文身） 때문에 상담과 치료를 받으려는 미혼 여성들이 부쩍 많아졌다.
여자들의 문신은 주로 미용을 위한 눈썹 문신이지만, 한때의 불장난이나 상대 남자들의 `폭력' 때문에 강제로 새겨넣은 `야릇한' 문신도 있다는 것.
팔뚝이나 손목에 남자의 이름이 새겨진 것은 그래도 다행스런 편.
자기와 사랑을 나눴다는 `징표'를 남기기 위해 여자의 젖가슴이나 더 은밀한 곳에 이름이나성과 관련된 그림을 그려넣은 것도 있다는 것.
이달초 서울 돈암동의 A피부과에는 결혼 적령기로 보이는 여자가 "문신을 없앨 수 있냐"고 상담을 요청했다.
이 병원 원장이 "할 수 있다"며 "문신을 보자"고 하자, 여자는 머뭇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자의 허벅지 깊숙한 곳엔 한 남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사귀던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하자 강제 납치, 몹쓸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여자는 약 10개월 치료를 목표로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있다.
A피부과 뿐만 아니라 서울 압구정동의 C피부과, 역삼동의 D피부과에도 문신을 지우려는 미혼여성 환자들이 있었다.
한 피부과 원장은 "웬만한 문신은 레이저로 5∼10개월쯤 치료하면 없어지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와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