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김] 김희선과 함께한 인도네시아 패션쇼
기사입력 1999년 03월 16일 14시 30분
하늘 하늘거리는 망사 위에서 춤추는 시바, 금실 자수로 장엄한 형체를 드러낸 이슬람 사원. `꿈과 역사'를 한폭의 천에 옮기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12∼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뮬리아 호텔에서 패션쇼를 가졌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민영방송인 RCT가 주최한 이번 쇼는 빈곤층을 위한 자선행사. 자카르타 군 사령관 자야 슈파르만, 외무장관 부인 알리 알라타스등 사회 저명인사가 참석했으며 1천여명 교민이 자리를 함께했다.
쇼의 서막을 연 작품은 흰색과 자주색의 강렬한 대비가 돋보이는 정장. 이어 총 148점이 `세계의 축제' `한여름밤의 꿈' `동양의 신화' `한국의 시'를 주제로 차례차례 소개됐다.
우리의 전통문양을 담은 드레스,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의 상징들을 화려한 자수로 표현한 작품들이 등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쇼는 일곱겹 드레스가 무대위에 오르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명창 김소희의 `뱃노래'에 맞춰 톱모델 이종희가 색색의 가운을 벗어던질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성.
브라운 오렌지 블루 등의 가운이 하나로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하늘색 드레스만을 입은 이종희의 관능적 몸짓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앙드레 김은 "24년만에 자카르타에서 다시 패션쇼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인도네시아의 문화를 역동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쇼를 관람한 현지 관계자들은 색이 빚어내는 판타지에 감동. RCT의 대표 라리 시레가는 "독특한 색과 디자인이 인상적이다"는 평을 했으며 패션 전문지 `아우라 타블로이드'의 아굼 두그로기자는 "이번 작품 발표회는 그간 침체되어있던 우리 패션계의 자극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쇼는 19일 RCT를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