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타석서기가 두렵다' 당분간 출전 어려워
기사입력 1999년 03월 16일 14시 30분
`사구（死球）는 쏟아지는데 4구（四球）는 없고…'
주니치 `폭풍' 이종범（29）이 일본 투수들의 잇단 사구로 타석에 서기가 두려울 지경이다.
9차례 시범경기서 사구 4개.
지난 15일 다이에전에서는 왼손 등에 강속구를 맞아 당분간 출전이 힘들게 됐다.
반면 4구는 단 1개.
지난달 27일 요코하마와의 첫 경기서 3회 세키구치로부터 얻어낸 게 고작이다.
과연 `다사（多死）' `소사（少四）'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종범은 선구안이 뛰어난 톱타자다.
작년 67경기서 36개의 4구를 기록,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또 규정타석을 채운 주니치 선수중에 어느 누구도 이종범의 출루율（0.387）을 능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범경기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4구가 가물에 콩나듯 하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상태투수들의 다양한 구질에 적응해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작년 부상으로 절반밖에 뛰지 못해 올해는 더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엔 5경기 연속안타를 터뜨리며 물오른 방망이를 뽐내기도 했다.
문제는 투수들의 대응방식.
공교롭게도 주니치가 포함된 센트럴리그가 아닌 퍼시픽리그 투수에게 3차례의 사구를 맞았다.
퍼시픽리그 투수들은 내심 `이종범이 그렇게 잘 친다면 우리도 철저히 약점을 파고들어 몸쪽공으로 승부하겠다'며 덤벼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즌개막전에 액땜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종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 싸움'이 아니라 `심리전'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