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영삼3단 ●이상철6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51분
제9보(148∼190)＝요즘 중견기사들이 신예들에 비해 저조한 이유 중 하나가 고질적인 `뚝심부족'이다. 아무리 판을 잘 꾸려왔어도 중반 이후 연이은 실착으로 패하는 경우를 중견 대 신예의 대국에서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관록과 노련미가 뚝심과 끈기에 판정패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요즘 대국 추세다. 아무래도 중견기사들은 신예들에 비해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집중력'에서 뒤지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이를 먹을 수록 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하지 않으면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한 판이다.
흑은 기어코 전보에서 백의 추월을 허용하고 말았다. 중반 이후 한때 절대적 우세를 거머쥐었던 흑이었건만 그 후 3번의 결정적 완착이 누적되어 백에 역전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 그 역전이 매우 미세한 것이어서 지금부터 언제라도 백이 약간의 실족이라도 하는 날이면 단숨에 형세가 뒤바뀔 수 있는 그런 살얼음판의 우세인 것이다. 과연 재역전은 일어날 것인지 지켜보기로 하자. 백 48로 중앙일대에 백의 도톰한 집이 형성된 것은 전보에서 언급했듯이 백의 행운이었다. 62 이하 패는 피차 기세였으나 우세하다고 판단한 백이 결국 양보하고 만다. 65．71．77．83．89＝▲, 68．74．80．86＝62, 67＝△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