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밤] 채시라 '꼼장어에 소주한잔 좋죠'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35분
탤런트 채시라가 SBS FM `그대곁에 채시라입니다'(밤 10∼12시)의 생방송 직후 방송사 부근에 있는 포장마차를 찾았다. 자정을 막 넘긴 시각이다.
두 시간 생방송을 끝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간식. 초저녁 집을 나서면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이탈리아 전문음식점 `일 마레'에 들러 근사한 저녁을 먹었지만 오늘은 일요일 방송분 사전녹음까지 말을 많이 한 탓일까. 정말 배가 고프다.
늦은 시간, 스태프들과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방송이 끝나면 가끔 들르는 여의도 한서오피스텔 부근의 포장마차. 오늘도 `그대곁에 채시라입니다'의 정태익 PD와 신혜원 이지연 작가가 동행했다. 평소 주 메뉴는 국수지만 `오늘은 왠지' 소주라도 한잔 들이키고 싶은 밤이다.
"음, 바로 이 맛이야!" 국수를 먹던 채시라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모처럼 꼼장어에 소주 한잔 어때요?"
일행들이 은근히 분위기를 잡아간다.
"내일 아침 일찍 일이 있어서 곤란한데요."
채시라가 다음날 방송 스케줄을 핑계로 살짝 발을 뺀다. 그러나 단호하게 뿌리치려는 기색은 아닌 것같다.
"에이, 그래도 딱 한잔이야 괜찮겠지!"
일행들의 채근에 채시라, "좋아요 그럼 반잔만 주세요!" 못이긴척 가득채운 술잔을 한입에 털어넣어 버린다.
작년 3월2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한 지 어느새 1년을 넘긴 채시라. 포장마차의 짧은 만남도 그녀에겐 늘 해오던 일의 연속선이다.
그동안 라디오 DJ를 하면서 밤시간의 여유를 제대로 누려보진 못했지만 일을 마친 뒤의 보람과 성취감은 남다르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런 오붓한 시간을 가질 때면 왠지 아쉽고 허전한 느낌이 앞선다. TV 드라마(KBS 1TV 새 일일극 `사랑의 집') 한편을 더 하기로 하면서 라디오 진행을 곧 그만 둬야하는 탓이다.
그래도 일은 일이다. `유종의 미'. 채시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한 DJ'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