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수진] 안방데뷔 초읽기 …설레는 봄처녀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35분
미스코리아 출신의 전문 MC 설수진(24)이 탤런트 데뷔를 서두르고 있다.
설수진은 최근 SBS TV의 이영희 감독으로부터 "지금 준비중인 드라마에 출연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종 퀴즈프로를 비롯, SBS TV `주병진 데이트라인' 등의 MC로 인기를 누리던 그녀는 지난해 6월 문득 3개월 과정의 연기학원에 등록, 남몰래 늦깍이 공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숨겨오던 욕심을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 8개월간 연기자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학원강의가 없는 날이면 한강변으로 달려가 대사를 외우곤 했다. 비오는 날에도 우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연기연습을 하여 우산 쓴 데이트족들의 눈총을 받곤 했다.
"학원에서 동료 수강생들과 첫무대에 서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무대에 설 때의 설레임, 무대를 내려올 때의 시원함….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를걸요."
특히 눈물 흘리는 연기를 하고 나면 몸 속의 모든 찌꺼기가 한꺼번에 씻겨나가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일이 있었구나, 이걸 이제사 알았다니, 그런 억울함이 생길 정도였다.
연극도 수십 편 보았다. 배우들의 발성법을 배워보려고 무대쪽으로 녹음기를 들이대는 극성까지 부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재능이 문제.
"타고난 연기자도 있겠죠. 그러나 연기도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99%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거라고 봅니다."
이런 겸사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연기학원을 졸업할 때 동료학생 중에서 `1등 연기상'을 받았다.
상장을 받던 날, 연기를 지도했던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재능이 넘쳐도 한참 넘치니까 꼭 연기를 할 것."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