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륵박사] 탄생100주년 기념행사 뮌헨서 열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35분
모국에서보다 독일에서 더 유명한 이미륵 박사(18991950, 본명 이의경).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그가 생애를 마친 뮌헨에서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문화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기획한 `이미륵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 문화행사'가 이미륵 박사 기념사업회 주최로 12일(현지시간) 뮌헨 시내 독일문화원 괴테포럼 콘서트홀에서 개막됐다.
이날은 모니카 홀마이어 바이에른주 문화교육부 장관 등 현지 정치인과 한독 문화교류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단순한 추모 이상의 열기를 띠었다.
이미륵 박사는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경성의전 3학년때 3·1운동에 연루, 1920년 일본경찰을 피해 독일로 망명,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면서 `압록강은 흐른다', `이야기', `무던이' 등을 발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특히 자전적 소설인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 신문에서 100여건의 서평이 실렸던 베스트셀러. 독일 중고교 교과서에 괴테, 한스 카로사 등의 글과 나란히 실렸는가 하면 영국 미국 캐나다에서도 번역됐고, 우리나라에도 50년대말 번역, 소개됐던 명작이다.
이날 행사에는 홀마이어 장관외에도 한독협회 바이에른 지역장 겸 지방의원인 크나우어, 전 주한 독일대사 레오 바그너, 이기주 주독일 대사, 이현표 주 독일문화원장, 김영나 레겐스부르크대 한국학 교수 등이 참석, 이박사를 기렸다.
홀마이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예전의 독일처럼 분단의 아픔을 겪는 한국에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면서 "이 행사를 계기로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문화를 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독일의 루돌프 고스만씨(98년 작고)와 함께 `제1회 이미륵상'을 수상한 성신여대 정규화 교수는 강연을 통해 "이박사 작품의 저변에 흐르는 주제는 `향수'와 `휴머니즘'을 벗어난 것이 거의 없다. 그의 생활과 문학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류애에 기반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부터 체코 영국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을 돌고 있는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강연후 대금산조와 가사, 살풀이춤, 수제천 등 아름다운 우리 전통음악을 연주, 이박사의 혼을 위로했다.
[뮌헨=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