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애틋한 감정연기 시사회서 극찬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35분
`남자는 한석규, 여자는 전도연'.
전도연의 연기가 바야흐로 절정에 올랐다. 전도연은 최근 개봉을 앞두고 가진 `내 마음의 풍금'(이영재감독-아트힐 제작)의 시사회에서 "전도연의,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을 위한 영화"라는 극찬을 받았다.
열일곱 늦깎이 초등학생이 경험하는 첫사랑의 순수한 설레임을 60년대의 추억어린 풍광을 배경으로 담아낸 이 영화에서 전도연이 맡은 역할은 바로 그 17세의 초등학생 홍연이란 인물.
실제 자신의 나이보다 10년이나 어린 늦깎이 초등학생으로의 변신은 여간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전도연은 영화초반부터 이런 기우를 말끔히 씻어낸다. 어린 동생을 등에 업고 자기보다 예닐곱살이나 어린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하는 모습이란.
고무줄을 넘으려고 콩콩 뛰다보니 등에 업힌 어린 동생은 마냥 울고, 전도연은 동생 때문에 고무줄이 자꾸만 발에 걸리자 짜증을 낸다.
삶은 빨래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놀다 빨래를 태워버린 뒤 도망치는 전도연에게서는 `철없는 소녀'만이 남아있다.
그런가하면 총각선생님(이병헌)을 향한 첫사랑으로 성숙해가는 모습에서는 애틋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자신의 사랑을 일기로 표현해보지만 총각선생님은 다른 여선생님(이미연)을 사랑하는 것에 실망하는 전도연. 선생님을 향한 사랑의 절정은 학예회를 앞두고 교실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 불 속으로 뛰어든 선생님이 행여 다칠세라 악을 쓰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은 아름답기 짝이 없다.
선생님이 마을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차마 나서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는 전도연의 표정연기는 `더이상 잘할 수 없는' 명연기.
`전도연의 전성시대'가 도래했음을 느끼게 한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