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음식기행] '코끼리 귀'를 먹는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5시 07분
베트남 사람들은 메콩강(The Mekong River)을 아홉마리의 용이라는 뜻의 꾸롱지앙(九龍江, Cuu Long Giang)이라고도 한다.
메콩강이 베트남에선 델타를 형성하며 아홉 갈래로 갈라져 남지나해로 들어가기 때문에 불여진 이름이다.
베트남에 갔다가 코끼리 귀를 먹는다기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맛은 어떨까? 조리법은?
코끼리 귀 요리를 즐기는 곳은 호치민시에서 남서쪽으로 70㎞ 떨어진 미토(MyTho:美土)라는 작은 도시였다.
10만여 이곳 주민들은 브어이 떠이(Voi Tai:코끼리 귀)라는 요리를 즐겨 먹었다.
그러나 정작 알고 봤더니 코끼리 귀는 메콩강에서 나는 민물고기의 이름(Ca Tai Tuong Voi)이었다.
길이가 30㎝ 안팎인 이 물고기는 코끼리 귀처럼 생겨 예부터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미토 사람들은 이 생선을 기름에 튀겨 번짱(banh trang)이라 부르는 쌀종이에 싸서 생선 소스인 느억맘(uncc mam)에 찍어 먹었다.
지느러미 살 부분이 가장 맛있으며, 비린내가 없고 맛이 담백한 게 특징. 흔히들 식초에 절인 오이를 얹어 싸먹는다.
코끼리 귀를 먹고 나면 신선로 요리가 나오는데, 이름하여 로우 깐(Lae Canh). 돼지고기, 당근, 감자, 배추를 재료로 하여 국물을 내며, 여기에 우리네 완자 비슷한 밥 까이(bap cai)가 들어 있다.
로우 깐은 느끼하지 않고 국물맛이 시원하며, 밥 까이는 고소한 느낌을 주며 입에 착 달라붙는다.
후식으로 먹는 소이 치우 퐁(Xoi Chieu Phong)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배구공 만한 찹쌀 도너츠를 연상하면 된다.
흔히 `우유사과'로 알려진 과일도 디저트로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에서는 젊은 여인이 풋사과처럼 생긴 이 과일을 남자에게 선물하거나 권한다면 관심이 있다는 표시다. 거절은 그 여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