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예상깬 신기성의 신인왕 등극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3시 56분
신기성(나래)의 신인왕 등극이 당분간 프로농구계의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KBL(한국농구연맹)은 15일 98∼99프로농구 정규리그 개인상 수상자를 확정, 발표했다.
이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인왕.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올시즌 신인왕은 당초 토종선수 최초로 리바운드왕 타이틀을 따낸 SK 센터 서장훈의 등극이 유력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신기성이 37표, 서장훈이 28표.
물론 신기성도 훌륭한 신인왕감임에 틀림없다.
신인의 몸으로 나래의 팀플레이를 주도하는 포인트가드를 맡아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고, 3점슛 성공률 1위를 기록하는 등 개인 능력에서도 서장훈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서장훈보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신기성의 신인왕 등극은 김시진 장효조 이만수(삼성)가 '한집안 경쟁'을 펼치다 김성한(해태)에게 정규리그 MVP를 넘겨 준 85시즌 프로야구의 재판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SK엔 서장훈 외에도 현주엽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있기 때문.
"어떤 한 선수를 밀다간 다른 한 선수의 불만을 살 우려가 있어 구단의 입장이 난처했다"는 SK측의 변명도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나래 구단이 '신기성이 신인왕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하고도 설득력있는 자료를 통해 홍보작전을 펴는 등 '진정한 선수사랑'의 모습을 보인 점을 결코 '쉬운 일'로 치부해선 안된다.
또하나 서장훈이 탈락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코트에서의 매너.
본인으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코트를 누비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선수와 수시로 판정에 항의하는 등 불만이 가득차 보이는 선수중 누구를 택하겠느냐"는 얘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