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쓸만한 톱타자가 없어 고민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3시 52분
완벽하게 보였던 삼성 방망이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개막전이 코앞이지만 아직까지도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톱타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 직전까지 1번은 외국인 선수 빌리홀의 몫이었다.
빌리홀은 인디펜던트리그에서 타율 3할2푼5리, 도루 44개를 기록한 호타준족.
지난해 트라이아웃 캠프에서도 15타수 10안타(0.667)에 도루 2개로 참가선수 중 최고였다.
부상으로 재활훈련 중인 강동우의 공백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방망이는 흠잡을데 없었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팀내 최다실책(6개)도 그렇지만 타구 판단력은 늘 한박자 늦었고 글러브에 들어간 타구는 콩콩 튀어올랐다.
본전치기도 못할 걸 알면서 판을 펼칠 수는 없는 일.
서정환감독은 "남은 기간 실전훈련을 통해 수비력을 보강하겠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선수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톱타자 변경을 시사했다.
이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행.
빌리홀을 대신할 톱타자 후보로 정경배와 김종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믿음직스럽지 않다는게 고민을 더하게 만든다.
출루율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타순 재조정의 부담이 따르는 까닭이다.
이승엽 스미스 김기태 등 막강한 중심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심타선의 뇌관에 불을 붙일 톱타자가 마땅치 않아 끙끙앓고 있는 삼성이다.
[대구＝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