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국] 13경기 4할 맹타 '1번 합격'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3시 52분
"에이∼, 아직 멀었어예."
롯데 김응국(33)은 컨디션을 물으면 늘상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워낙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요즘의 겸손은 지나치.
그의 최근 페이스를 보면 '아직 멀었다'는 대답과는 정반대이기 때문.
올들어 14일 현재까지 13차례의 청백전 및 연습경기에서 타율 4할2푼1리(19타수 8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득점은 경기당 거의 한개꼴인 12점.
김응국에게 득점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올해 김응국의 타순은 어떻게든 살아나가 후속타자의 도움으로 홈을 밟아야하는 1번이기 때문.
작년까지 10년 통산 170개의 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과 왼손 교타자로 분류되는 공격력을 더욱 살리기 위해 새롭게 톱타자로 전진배치된 것.
일단 1번 변신은 대성공이란 게 팀 내부의 평가다.
김응국은 올시즌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손목 다리 등 크고 작은 부상에 휘청거렸던 지난 2년간 팀도 연속 꼴찌.
지난 97년 팀내 첫 1억원이었던 연봉도 9천만원→8천100만원으로 잇달아 깎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평소에는 '순둥이' 스타일 그대로지만, 일단 타석에만 들어서면 팽팽한 긴장감이 그를 감싸는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
올시즌 다른 7개구단 투수들은 롯데의 1회 첫 타자를 상대할 때마다 마른 침을 꼴깍 삼켜야 할 것이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