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재팬] 선동열 - 땀에 젖은 스프링캠프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3시 52분
스프링캠프가 끝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어느해보다 땀을 많이 흘렸다.
시범경기가 한창이지만 등판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아 스프링캠프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훈련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 투수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이 목표하는 투구수를 정해놓는다.
중견급 투수들은 보통 2천구다. 하루에 100개씩 20일을 꼬박 던져야 하니까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작년 13승으로 퍼시픽리그 최다승을 올린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주니치 유니폼을 입은 다이에 출신의 다케다는 2천500구 목표를 달성했다.
멀리던지기를 포함했다지만 한국나이로 35세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체력이다.
나도 일본 진출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지난 3일 오키나와에서 멀리던지기와 불펜피칭을 합쳐 2천구를 채웠다.
신문을 보고 뒤늦게 안 동료들이 축하를 건네올때는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일본 투수들이 스프링캠프서 투구수를 중시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투수를 혹사시키기로 유명한 곳이 일본이다.
에이스는 아무리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더라도 완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경기 150개의 투구는 기본이다.
일본에서 훌륭한 선발투수가 되려면 강철 어깨가 필수라는 생각이 또한번 든다.
[3월 15일, 나고야의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