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슬럼프 훌훌 '타격감 잡았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13시 38분
현대 전준호（31）에겐 안타 2개 이상의 의미였다.
조금씩 흐트러져가던 폼, 왠지 부자연스럽던 스윙궤도가 이날 경기 하나로 훨훨 날아가버린 느낌이었다.
지난 14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린 전준호는 "이제야 감을 잡았다"고 활짝 웃었다.
첫 타석에서 3루 베이스옆을 타고 흐르는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린데 이어 4회초엔 오른쪽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직한 3루타.
해외 전지훈련 9차례 포함 10차례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한경기 2안타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전준호는 전지훈련 내내 까닭없는 타격 슬럼프에 적잖은 고심을 해온 것이 사실이었다.
프리배팅때만 해도 시원스럽게 뻗어가던 타구가 실전에 들어가면 물먹은 솜처럼 힘없이 가라앉았다.
국내에 들어오기전까지 연습경기 성적이 21타수 2안타로 타율 9푼5리.
전지훈련에 참가한 21명의 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이다.
`문제는 타이밍.'
전준호는 롯데전에서 마운드에 선 투수의 동작을 보며 머리속으로 `하나 둘 셋'을 꼼꼼히 세기 시작했다.
"어려울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얘기가 떠오르더군요."
전준호는 마치 큰 진리라도 발견한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개막 앞으로 18일.
전준호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값진 수확을 얻은 성취감에 흠뻑 젖어 있었다.
[부산＝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