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섹스 비디오'에 분통…혐박범 검거에 후련
기사입력 1999년 03월 15일 00시 45분
14일 오후 압구정동의 헤어숍 '헤어폼'에서 메이크업 비디오를 촬영하던 가수 엄정화(29)는 자신의 포르노비디오를 가지고 있다며 돈을 요구하던 협박범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에 한숨 돌리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엄정화는 "결백이 밝혀져 후련하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매니저가 협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나.
지난 6일 매니저 오빠(전덕중씨)가 내가 출연한 포르노 테이프가 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조심스럽게 의논해왓다. 처음엔 황당하고 화가 났지만 "그런 일 절대 없으니까 당당하게 밝히자"며 경찰에 신고할 것을 제안했다.
-본인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숨긴다고 될 일이냐. 탤런트 O양 사건 이후 별별 소문이 다 돈다고 들었다. 그냥 덮어뒀다간 더 크게 번질 것 같아 이참에 진위를 판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총대를 멘다는 기분으로 경찰에 적극적으로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처음 요구한 액수가 30만원이었다는데.
(웃음)나중에 100만원을 더 달라고 했으니 130만원을 요구한 셈이다. 그런 비디오가 실제로 있다면 30만원밖에 안하겠는가. 매니저 오빠에 따르면 요구액이 작아 '거짓말'인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그동안 연예계에 돌던 '포르노 비디오 리스트'는 알고 있었나.
-O양 사건 이후 소문이 흉흉하다는 정도였지 거기에 내가 끼어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매니저 오빠가 전 매니저와 찍은 섹스비디오까지 나돈다고 귀띔해줬을때 기절할 뻔했다. 정말 말도 안된다.
-딴 연예인 것도 있다고 협박했다던데.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여자 연예인 건 다 있다고 했다는데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범인들 스스로도 "소문만 듣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며 자백했다고 한다. 혹시 있다 해도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합성이라고 들었다.
-왜 하필 본인이 걸렸다고 생각하나.
안그래도 매니저 오빠가 범인들에게 "왜 엄정화냐?"고 물었더니 "평소 팬으로 좋아했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기막힐 따름이다.
-따로 명예훼손 등으로 제소할 의사는 없는지.
없다. 모쪼록 사건이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지금 심경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싶어 아직도 억울하다. 생사람 잡는 '비디오 파동'이 좀 가라앉았으면 좋겠다. 참, 다음달에 나오는 '엄정화의 헤어 메이크업 비디오'는 진짜다. 관심을 가져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