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광] 철벽투,0점대 방어율 '역시 에이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4일 15시 31분
역시 왼손 제1선발의 쾌투는 팀사정이 어려울 때 더욱 빛났다.
롯데 주형광(23)이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연습경기 쌍방울전에 선발로 나서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주형광의 피칭이 진가를 드러낸 것은 게임이 끝나고나서 였다.
전문소방수로 예정됐던 길포일이 1⅔이닝 동안 7안타 4실점하며 자멸했던 것.
길포일은 지난달 가고시마 전지훈련때부터 끝내기홈런을 허용하는 등 구위가 흔들려 김명성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기대를 걸었던 마무리가 휘청대자 팀내의 눈길이 선발진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이런 와중에 뿜어진 주형광의 `철벽 투구'는 선수단의 마운드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줬다.
주형광은 이날 연습경기서 1회초 1사후 중월 3루타를 내줬지만, 후속 2명의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잠재우는 등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더욱이 시즌개막에 대비한 컨디션조절 차원에서 전력투구 대신 약 80%의 힘만 실어 던졌다는 점에서 그의 강력한 구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 올들어 5차례의 실전등판서 방어율 0.714의 흠잡을 데 없는 피칭.
"작년의 마무리훈련과 올해 스프링캠프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완전히 익히는데 힘쏟은 게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늘 게임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로 등판합니다."
거인 마운드에 `영 에이스' 주형광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해진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