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롯데 호세의 기다리는 마음
기사입력 1999년 03월 14일 15시 31분
롯데 호세(34)가 요즘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기다리는 게 있다.
구단사무실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물건' 도착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바로 미국에서 날아들기로 된 소포가 그것.
미국에 살고 있는 부인 낸시가 부쳐주는 소포의 내용물은 호세가 야구를 하는데 꼭 필요한 물건들인 `특대형' 방망이와 스파이크.
메이저리그 출신의 호세는 본토선수 특유의 빅사이즈 탓에 적지않게 고생하고 있다.
체격은 키 1m86, 몸무게 100㎏.
국내선수들이 즐겨쓰는 34인치의 방망이 보다 2인치 긴 36인치가 딱 맞는 호세는 이런 배트가 이제 6자루 밖에 남지 않았다.
일반적인 길이가 아니다보니 구하기쉽지 않은데다 시범경기가 코앞에 다가와 방망이부족이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스파이크를 공수받게 된 것도 발크기가 300㎜인 왕발이기 때문.
롯데 선수단의 운동용품 후원업체인 모사가 300㎜ 사이즈의 스파이크를 만들어 줬지만, 호세는 크기가 잘 맞지 않는다며 미국의 부인에게 자신이 신던 것을 보내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호세는 미국에서 스파이크가 도착하면 선수단 후원업체의 상표를 새로 박아넣을 계획.
"야구용품만 도착하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
아직 실전서 홈런을 뿜어내지 못한 호세지만 그래도 호언장담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