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스너프필름' 원조는 러 마피아
기사입력 1999년 03월 14일 15시 31분
보통 스너프 필름, 스너프 무비라면 실제로 여자를 죽이면서 촬영하는 포르노 영화를 말한다. 스너프 필름을 처음 만든 자들은 러시아 마피아들이다. 그들은 여자를 살인하는 장면을 실제로 촬영해 거액에 유통시키곤 한다.
스너프 필름은 강간과 비명, 피와 토막살인으로 채워진다. 더구나 실제상황이라니.
영화 제작자들은 이런 호재(?)를 모른 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너프 필름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몇 작품을 보자.
`헨리:연쇄살인범의 초상'의 주인공 헨리. 그는 감방동료였던 오티스를 만나 교외의 한 중산층 가정을 습격, 가족을 살해한다. 오티스는 여자의 사체와 섹스를 하고 그 장면을 녹화한다.
오티스는 비디오를 리와인드시켜가며 `감상'한다. 관객도 오티스와 함께 필름을 `감상'하도록 `강요'받는다. 감독들은 이런 `강요'를 다른 작품들에서도 비슷한 장치로 이용하곤 한다.
`페이탈 프레임'은 어떤가. 한 작은 마을. 폭풍우가 몰아치자 한 어린아이가 공포에 질려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는 거실에 있다. 아버지는 스너프 필름을 보면서 자위를 하는 중이다. 필름 안에서는 한 소녀가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있다.
`무언의 목격자'는 그런 장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 영화 스튜디오. 미국 감독이 촬영중이다. 촬영이 끝나고 특수분장 담당인 빌리는 스튜디오에 두고온 물건을 찾으러 되돌아온다. 그곳에서 러시아인들이 스너프 필름을 촬영하고 있다.
`금지구역'도 충격적이다. 중산층 가정의 딸이 실종된다. 탐정은 딸이 나오는 포르노 필름을 갖고 온다. 아버지는 직접 진실을 찾아나선다. 아버지는 스너프 필름을 상영하는 비밀 포르노 극장에서 오열한다.
스페인 영화 `떼시스'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학교 학생인 안헬라. 그녀는 영화 `안'에 나타난 폭력을 주제로 떼시스(논문)를 쓰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주변, 그러니까 영화 `밖'에서 상상불허의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공모해 스너프 필름을 찍고 있는 것이다.
요즘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가 국내상영중이다. 조엘 슈마허 감독의 `8미리'. 탐정 니콜라스 케이지는 한 미망인으로부터 의뢰를 받는다. 죽은 남편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스너프 필름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상영중이므로 더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하지만, 역시 감상평은 `충격'이다.
시인 유하가 일찍이 이렇게 노래했다. `의식의 스너프 필름이여, 세운상가는 네 마음속에 있노라'.[계속]
[글=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