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딩호크] 폐출혈뒤 괴력…'명마탄생'
기사입력 1999년 03월 12일 15시 15분
`경주마에게 폐출혈은 치명타?'
폐출혈은 폐의 실핏줄이 터져 코피를 흘리는 것으로 한번 발생하면 경주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재발하는게 통상적.
그러나 `글라이딩호크'(4세．미국산 거세마)는 오히려 폐출혈뒤 괴력을 발휘하며 명마로 부상했다.
지난해 1월 데뷔전에서 10위에 그쳤으나 3개월여뒤 다시 나와 코피를 흘리며 전력질주, 우승한뒤 상위입상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예상지 신마뉴스가 지난해 폐출혈 발생마 100마리를 분석한 결과 85마리가 발생 이전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2위 이내 입상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말이 70마리나 됐다.
그러나 `글라이딩호크'는 폐출혈 이후 9전4승, 준우승 3회로 복승률 77.8%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복승률은 최고의 명마 `대견'(82.4%) `신세대'(70.6%) `당대제일'(73%) 등에 비할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글라이딩호크'는 폐출혈 직후 4연승을 거뒀고 지난 겨울에는 3연속 준우승을 했다.
`글라이딩호크'는 체중 480㎏의 듬직한 체구에 스타트가 빠르다.
초반 빠른 스타트로 선두에 나서 끝까지 질주, 우승을 낚는다.
자신보다 스타트가 빠른 말이 있으면 서두르지 않고 뒤를 쫓다 막판에 스퍼트, 역전승을 거두기도 한다.
`글라이딩호크'를 관리하는 지영훈 조교사는 "처음 경마장에 들어왔을때 하체에 이상이 있어 데뷔전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바람에 3개월여동안 쉬었다 출전시켰는데 코피를 흘리며 우승해 얼마못가 폐마처분될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지씨는 그뒤 또다시 코피를 흘릴까봐 힘든 훈련을 시키지 않고 있지만 `글라이딩호크'는 오히려 사람을 잘 따르고 식욕이 왕성해 훈련을 취미로 여길 정도라는 것.
그래서 `글라이딩호크'는 지씨로부터 사랑을 듬뿍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