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국찬씨] 69년 월드컵 지역예선 아픈기억의 주인공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4시 59분
"1969년 10월 20일은 내 일생에 지울수 없는 날입니다."
임국찬씨（59）－.
그는 중년 축구팬들의 뇌리에 PK를 실축한 축구선수로 각인되어 있다.
미국에 살다 친구들이 그리워 지난 9일 고국을 찾은 임씨는 그러나 그 `사건'때문에 조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이민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30년전 그날 서울 동대문운동장서 벌어진 멕시코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호주와의 2차전서 1-1로 팽팽한 접전을 이루던 후반 20분 이회택（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 한국의 월드컵 진출을 좌절시킨 장본인이다.
1차전서 0대1로 패한 한국은 2차전서 이겨야만 호주와의 재경기를 통해 월드컵 무대를 넘볼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임국찬의 킥은 호주 GK의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
결국 한국은 그의 PK 실축으로 1무1패가 돼 멕시코로 가지 못했다.
패배에 대한 모든 비난을 혼자 감수해야 했던 임국찬은 2년후 은퇴, 서울은행 행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80년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그가 한국을 떠나자 사람들은 "PK실축에 대한 부담때문"이라고 입방아를 찧었다.
그러나 임씨는 "마음고생이 심했던 건 사실이지만 결코 그것 때문에 조국을 도망친것이 아니고 미국에 살고있던 형의 권유가 이민길에 오른 진짜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인 김정희씨（51）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있는 임씨는 현재 뉴욕에서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