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좌초위기 배구판협회가 나서라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4시 59분
올해 대학을 졸업한 남자배구선수 18명은 10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LG화재 등 3개팀 단장이 삼성화재와의 모든 경기를 거부하고 신인선수도 뽑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삼성화재의 `일등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싹쓸이 스카우트가 깔려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5월 각 구단끼리 합의한 드래프트 각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장병철（성균관대） 석진욱 최태웅（이상 한양대） 등 노른자위 대졸스타들을 싹쓸이하려 했다.
김세진 신진식 등 스타들을 거느리고 3연패를 달성한 삼성화재는 이로써 상당기간 배구판을 독식하겠다는 심보다.
물론 나머지 구단들도 책임은 있다.
현대자동차와 LG화재는 그동안 수차례 스카우트 파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엔 배구협회서 제시한 드래프트안을 무시해 버려 삼성화재가 자유경쟁으로 나가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협회의 중재 뿐이다.
그동안 협회는 "전임 집행부의 결정사항"이라며 드래프트 대신 자유경쟁 입장을 고수해 사실상 삼성화재를 옹호해 왔다.
특정팀이 독주하면 배구판이 고사하는 것은 뻔한 이치다.
배구가 좋아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코트에서 땀흘려온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협회는 다음주 열리는 회장단회의에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신향식 기자]
